홍콩투쟁 온라인 사진전
연대작가 권순목
2019년 처음 홍콩 시위를 마주했을 때,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는 홍콩 시민들의 마음이, 그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9월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해 시민들을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재를 이어갈수록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 대신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반복되는 공권력의 폭력과 그 속에서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9월부터 11월까지 약 3달간 한국과 홍콩을 오고 가며 시위 현장을 기록했습니다.
기록하는 동안 책임감과 무력감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과 함께 ‘이 기록으로 무엇이 변할까?’라는 회의감이 공존했습니다. 그럼에도 기록을 계속한 이유는 다음 기록이 계속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한 줄의 기록은 무력하지만 다발의 기록은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기록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관심은 다음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기록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바탕이 됩니다. 저의 사진과 글이, 언젠가 일어날 변화에 작게나마 기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