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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부터 진행된 홍콩 민주화시위는 홍콩 정부의 ‘도주범죄인 및 형사법 관련 법률 지원 개정 법안(약칭 송환법)’ 도입에 반대하여 촉발되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홍콩이 중국 본토의 법의 지배 하에 놓이고, 일국양제와 시민들의 자유를 무시하고 사생활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인식에 근거하였다.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시작되었으나,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과잉진압하면서 시위대의 요구는 법안의 철회를 넘어 홍콩 경찰들의 폭력과 과잉진압에 대한 조사, 체포된 시위자들의 석방, 시위자를 ‘폭도’라고 규정한 것에 대한 철회,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의 사퇴와 홍콩 정부의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 주장으로 확대되었다.

홍콩의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 2019년 6월 9일 시위에는 홍콩시민 100만명이 거리로 나와 홍콩 역사상 최대의 시위를 벌였고, 6월 16일에는 이의 두 배에 달하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참여했다.

시위의 명칭

‘2019년 도주범죄인 및 형사법 관련 법률 지원 개정 법안 운동’, ‘범죄인인도법안반대시위’, ‘홍콩시위(2019)’, ‘송환법반대시위’라고도 불린다. ‘반송중反送中운동’은 대만빈과일보에서 나온 명칭이고, 2019년 4월 27일 「민간인권전선 내일 『송중』반대 행진(「民陣明遊行抗『送中』」)」 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2019년 6월 13일부터 넥스트미디어에 속한 언론사에서 ‘역권운동(逆權運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2019년 10월 4일부터는 ‘항폭지전(抗暴之戰)’이라는 명칭이 등장했다.

발단 및 초기 요구

2018년 2월 대만 타이베이시 다퉁구에 위치한 퍼플 가든 호텔에서 홍콩인  찬통카이(陳同佳)가 홍콩인 여자친구 푼휘잉(潘曉穎)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은 20개 국가와 장기적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화민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화민국에는 인도법이 없었고, 찬통카이가 홍콩으로 돌아간 시점에서 홍콩 경찰이 그를 살인죄로 기소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2019년 2월에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제안으로 홍콩 특별행정구정부가 2019년 도주범죄인 및 형사법 관련 법률 지원 개정 법안을 추진하며 해당 개정 법안은 사법상 빈틈을 메꾸어 홍콩이 “도망 범죄인의 천국”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법안은 홍콩에 있는 혐의자를 중국 본토의 관할 구역으로 인도하고 심판을 받게끔 하고 있다. 그러므로 ‘홍콩에 있는 모든 사람’을 중국 본토로 보내 조사와 심판을 받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친민주파들은 이 법안 개정이 1997년부터 실행되어온 일국양제 원칙이 침해되고 중국공산당이 다스리는 중국 본토 법안의 적용을 받게 되어 홍콩의 사법적 독립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했다. 홍콩시민들 또한 과거 정치적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했던 역사에 근거해, 중국의 사법체계와 인권 보호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법안 개정을 반대하는 대형 시위와 캠페인을 일으키게 되었다. 홍콩정부는 개정법안 철회를 거부했고, 홍콩은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홍콩 상공업계, 금융업계, 학술계, 매체계와 법조계 등 많은 업계들이  반대 의견을 내세웠고, 개정 법안은 ‘일국양제’가 보장하는 홍콩이라는 독립적 관할 구역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며, 중국 및 홍콩 정부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갖는 사람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 우려를 표명했다.

3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각계의 반대 의견과 인터넷 토론이 격렬해지면서 개정 법안에 대한 관심을 드높였다. 2019년 6월 9일 개최된 대규모 시위의 주최 측인 민진(민간인권진선 民間人權陣線)은 이 시위에 103만 명이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행정장관은 103만 명이 참여한 대형 시위가 끝난 뒤 정부신문을 통해 2019년 6월 12일 예정대로 개정 법안의 2차 독회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6월 12일 입법회 포위 행동을 벌였다. 최초에 시위대의 요구는 ‘송환법’을 철회하는 것이었다. ‘반송중反送中(중국으로의 송환에 반대함)’이라는 시위대에서 많이 사용하는 구호이다. 

전환점

2019년 6월 16일 ‘탄압 규탄, 악법 철회’ 대행진을 앞두고 홍콩시민 양릉걸(梁凌杰)은 감중 퍼시픽 한 쇼핑몰 높은 곳에 ‘6월 12일 경찰과 시민 의 충돌에서 체포된 시위자 석방,  행정장관 캐리 람 사퇴’ 등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걸고 이날 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이는 반송중운동 사상 첫 희생자가 되었다. 당초 시위대의 주된 구호는 ‘반송중’이었으나 사건 이후, 민간인권전선과 시위자들은 다음과 같은 ‘5대 요구’를 내걸었다.

  1. 도주범죄인 및 형사법 관련 법률 지원 개정 법안 철회
  2. 폭동 규정 철회
  3. 체포된 시위자 석방 및 공소 철회
  4. 경찰의 무력남용 혐의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설립하여 수사
  5. 행정장관 퇴진→ 입법회 및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이는 운동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시위대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정치 및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는 운동으로 확대했고, 경찰의 권력 남용을 주목하는 쪽으로 조정했다.

송환법 반대 진영이 스스로를 부르는 명칭도 ‘시위자’에서 ‘항쟁자’로 바뀌었고, 보다 폭넓은 홍콩인으로 운동이 확대되었으며, 전세계 각지에서의 연대가 이어졌다.

운동의 특징

리더없는(Lederless) 시위.

이끄는 자가 없으며 모든 사람이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조직

LIHKG : 홍콩에 기반을 둔 웹사이트. 2016년 개설되었으며, ‘리더 없는 시위’인 2019년 홍콩 시위에서 시민들이 전략을 토론하는 가장 주요한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텔레그램 그룹

홍콩 시위의 ‘숨은 원동력’으로 꼽히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은 홍콩 시위대의 소통창구였다.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홍콩 시위자들이 시위 계획을 전달받고, 시위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는 주요 창구이다.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은 수백 개의 텔레그램 그룹 및 채널을 만들어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었다. 시위 진행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시위자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좀 더 보안이 강한 다른 메신저를 찾게 되었다.

민간 초병

텔레그램 각 지역 소식의 출처이다. 각 지역을 잘 아는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제보하여 시위대가 실시간으로 각 지역 상황을 알고 조정할 수 있게끔 한다.

개화

사자성어 편지개화(遍地開花-온 땅에 꽃이 피다, 좋은 일이 도처에서 일어나다)에서 따온 말이다. 동시다발적 시위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각자 집에서 도보나 버스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에 머물다 미리 약속된 장소로 이동해 시위하는 방식이다. 송환법 반대 시위 동안 네티즌들이 경찰 인력을 분산시키는 수단으로 동시다발 시위를 수차례 열었. 송환법반대시위 중 가장 큰 규모로 일어난 ‘개화’는 2019년 8월 5일의 ‘3파 행동’이었다.

선전

시위의 선전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다. 행동 홍보, 행동 해석, 팁, 각종 튜토리얼, 국제 선전, 사건 총합 정리, 예술 작품과 같이 다양하다. 행동 홍보, 팁, 각종 튜토리얼과 같은 선전은 시위자 사이에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이 있다. 행동 해석, 국제 선전과 같은 선전은 타인에게 시위의 이념을 전달할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이 있다. 사건 총합 정리, 예술 작품과 같은 선전은 역사를 기록하는 역할이 있다.

에어드롭

LIHKG 그리고 텔레그램 그룹과 같은 인터넷 플랫폼 외에 많은 사람들이 에어드롭으로 시위 참여자에게 선전 자료를 발송한다. 마치 전자전단지 나누는 듯이 하는 방법이나, 제한이 있다. 첫째, 수신자가 애플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에어드롭 기능이 켜져 있어야 한다.

온라인을 통한 시위 안내문

텔레그램을 통한 소식 전파

시위대가 사용한 수어들

레논벽(레논월)

레논벽은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소도시 말라 스트라나(Mala Strana)에 있는 벽이다. 평범한 벽이었지만 1980년 비틀즈의 존 레논이 자신의 집 앞에서 팬에 의해 사살된 후 곳곳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벌어졌다. 체코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예술가가 존 레논의 초상화와 가사를 벽에 그려 넣어, 존 레논에 대한 그리움과 정부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홍콩의 레논벽은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송환법반대운동 기간에 등장한,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과 다양한 선전물을 부착한 벽면을 가리킨다. 민주장벽이라고도 한다. 2014년 우산혁명 기간 중 아드미랄티 하커트로드에 위치한 홍콩정부본부에서 처음 등장했다. 점령구역의 주요 랜드마크로 꼽혔으며,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던 우산혁명의 중요한 예술작품이다. 2019년 6월 홍콩정부본부에 다시 레논벽이 생겨 송환법에 대한 반대와 시위자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반영했다. 이후 홍콩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각 지역에서 레논벽을 개설해 홍콩에 대한 우려와 송환법 개정 과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따라 레논벽은 아드미랄티 일대에 한정되지 않고 홍콩 18개 구역으로 퍼져 지역사회의 민주 벽이 됐다. 그중 지하철 타이포시장역 부근에 위치한 행인터널 안의 레논벽은 각 통로의 벽마다 컬러 포스트잇이 붙어 있어 레논터널로 불린다.

*본 게시글은 2019-2020 홍콩시위에 관한 위키피디아 중국어 문서 발췌/번역을 기초로, 한국어 위키피디아 및 관련서적・기사의 내용을 참조해 작성하였음.